9시가 가까워왔다. 할머니가 부산에서 출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기차로 우리가 사는 곳까지 도착하는 시간이었다. 근처에 사는 손님이 하나 둘 올 시간이었고 나는 친구들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연신 받아가며 할머니에게 갈 준비를 했다. 빈소의 일은 동생에게 잠깐 맡겨두었다. 기차역으로 향하는 내내 막내동생과 울었다. 운전을 하기 위해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출...
상중에 유족에게 필요한 물건들도 가져왔고, 장례식장에서 필요한 절차와 물품에 대한 비용 및 예식 안내를 받았다면 이제 부고 문자를 돌려야 한다. 우리가 모든 준비를 끝낸 시간은 7시 경으로, 연락을 하기에는 상식적으로는 이른 시간이나 평일에 3일장을 하게 되어 마음이 무척 급했다. 그리고 부고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양식은 따로 있지 않다. 인터넷을 검색...
물품 및 예식에 필요한 장식, 빈소 등 장례의 대략적인 것들이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상주가 직접 준비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 우선 집으로 돌아가 상주들의 의식주에 관한 물건들을 챙겨야 한다. 글을 읽는 분들에게 언젠가 도움이 될까 싶어 하나하나 나열해 보고자 한다. - 휴대폰 충전기슬리퍼 - 이것도 업체에서 제공하는 물품 목록에 있긴 한데 모두 돈이다. 화장...
직장과 할머니에게 전화를 하고, 이제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할 순간이 시작된 새벽 3시였다. 우선 수납이었다. 장례를 치르고 고인을 정리하기 위해 접해야 하는 수많은 분야가 있겠지만 무엇이든 8할 아니 9할을 아마 돈이 차지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죽는 데에도 돈이 들어간다. 아주 세세하고 커다란 돈이 응급실 수납창구에서 40여만원을 지불했다. 당장 가...
나와 식구들은 믿을 수 없이, 갑자기 벼락이 치듯, 누군가에게 느닷없이 얻어맞은 듯이, 강도를 당한 듯이 두어 시간만에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상황에 눈물이 났다가 기가 막혔다가 비명을 질렀다가 빨리 수긍하려다가 안타까워하다가 끝에는 끝없이 억울해했다. 너무너무나 억울했다. 엄마의 인생이. 이 상황이. 모두 너무너무나 억울해서 소생실 안을 미친듯이 휘젓고 다...
<병자 옆 딸들에게> 그 후의 이야기. (환자가 돌아가시기까지의 비교적 자세한 상황이 적혀 있으니 힘드신 분들은 읽지 않으시기를 권장합니다. 시간 흐름에 따른 당시의 상황과 번개처럼 스쳐 돌아다니던 심상들을 적었습니다.) 2019년 가을 어느 날들 엄마의 상태가 위중해졌다. 가뜩이나 폐가 나빠 항상 가래 낀 가쁜 숨소리를 내던 엄마는 심하게 숨이...
"입맛이 없어..." 아뿔사, 비상이다! 근 3년은 항상 이런 패턴이었다. 날이 더워지고, 입맛은 없는데 선풍기 바람에 장시간 노출돼 몸이 찬 상태에서 또 약은 먹어야 해서 억지로 밥을 먹었으나 거동이 불편해 움직이질 않아 배에 가스가 찬다. 가스와 변이 찬 상태에서 소화제와 식사를 반복하다가 컨디션이 나빠지고 혈압이 떨어지고 혹은 열이 오르다 폐렴에 걸리...
웹상에 돌아다니는 유명한 캡쳐가 있다. 자신을 다그치고 힐난하는 내담자에게 상담가가 “맞은 편 소파에 어린 여자아이(어린 내담자)가 있다고 생각해봐라. 너는 그 아이에게 똑같은 말로 비난할 수 있겠니? 형편없고 뚱뚱하고 최악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니?” 그러자 내담자는 그럴 수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아무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순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
내 몸 비만인이지만 가슴은 작다. 크고 두꺼운 둔부와 허벅지. 소아 비만과 체중 굴곡으로 인한 흔적, 튼살이 여기저기 있는 몸. 항상 적응해야 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발목이 조금 피곤하고 더위를 많이 타 일상이 곤란한 이유로 올해는 운동을 하려 한다. 내 몸이 잘 하는 것 나는 유연하며 운동을 즐겨하고, 잘 하는 편이다. 요가 할 때를 생...
여성 생활 미디어 핀치(@thepin_ch) http://thepin.ch 에 [before &] 을 일러스트를 추가해 3회에 걸쳐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 포스타입 원문에도 사진을 촬영해 추가할 예정이었는데 핀치의 솜솜님께서 정말 멋진 일러스트를 그려 주셔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ㅠㅠ [ 내 몸 연대기 上 ] http://thepin.c...
문득- 어떤 완성된 형태의 신체를 향해 가는 길목, 과정으로서만 존재하는 뚱뚱한 내가 아닌 매 분 매 초 존재하는 내 몸의 인생에 대해 어떤 것이든 써서 남기기로 했다. 즐겁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1. 유년기 9살 겨울방학 왕성한 식욕과 엄마의 적극적인 간식 제공으로 십 수 킬로그램이 한꺼번에 불었다. 아빠는 지금의 내 몸을 걱정할 때마다 당시의 엄마를 탓...
커다란 비만인이자 혼자인 씩씩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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